161001 가평역~방하리 임도 ~ 관천리 임도 ~ 봉화산 임도 ~ 깨길고개 ~ 김유정역
익숙한 가평역 앞입니다.
인사해도 잘 안들리고, 금방 잊어버리고, 무엇보다 소개 시간이 어색해서 '묻지마 라이딩'합니다.
채송화, 조은날, 피아노, 숀코네리, 아찌(존칭 생략)
굿스마일, 꽁무니(조은날 님이 바꾸신 닉은 '꽁다리' ), 미나사랑(존칭 생략)
참석 댓글이 아닌 줄 알고 편안히 있다가, 전철에서 늦는다고 전화해서 아찔하게 만든 사람이 있어, 10명*30분=300분(5시간)이 헛돕니다. 상습범입니다. 내 시간이 귀중한 만큼, 다른 사람 시간은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언제쯤 몸으로 느낄까요?
다들 굴봉산역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닙니다. 자라섬과 강물을 내려다 보며 가는 길을 택합니다.
이 쪽 임도는 통행하는 흔적은 있는데, 관리가 안되는 건지 급경사라서 매년 수해를 입는건지 작년이나 올해나 상태가 엉망입니다.
초입 구간만 끌바하면, 나머지 구간은 흔히 말하는 비단 임도라서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맷돼지나 차량만 조심하면 됩니다. 이번에 강촌랠리 코스가 변경된 모양입니다. 여기가 랠리코스의 일부로 되어 있어서 인지 정비상태는 최상입니다.
(숀 코네리, 아찌)
이산 님은 왜 등만 보이시죠?
전기 자전거는 미안하다고 후미를 자처하십니다. 페달 돌리는 시늉은 해야 움직인다고 하는데, 냥 전기 오토바이가 아닌가 싶은데, 오토바이 라이딩으로 가는게 맞지 싶을 정도로 페달링은 정말로 형식적인 자전거. 무게가 30kg이 넘으니 페달링하다간 무릎이 성치않을 성.
호연지기. 방항리 임도에서 임시 번짱하는 저력을 보였으나, 곧 퍼졌다는.
방하리 임도가 끝나면 MTB코스 이정표는 왼쪽으로 고개를 넘어라고 합니다만, 관천리 임도로 가기 위해 우리는 아래로 내려갑니다. 나중에 봉화산 임도 올라가는 도로에서 도로표지판의 방하리를 보고는 한마디씩 합니다. 인생이란게 원래 바로 가지는 않잖아요. 뻔한 길 놔두고 돌아가기도 하고, 뒤로도 가고 그런거 아닌가요. ㅋㅋ
구름 낀 하늘 덕분에 시원하고 좋았는데, 이젠 당분간 햇살의 따가움이 함께합니다.
박암리를 거쳐 가정리까지 가는 길은 강을 끼고 있다고 낙타등이 몇 번 나타나니다만, 업힐에서 흘린 땀은 브레이크 안 잡아도 될 정도로 차 구경하기 힘든 내리막길에서 식힙니다.
가정리 입구에서 봉화산 임도 들어가는 길이 생각보다 길어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입니다만, 들판의 황금을 보면서 마음은 걱정은 없고 풍요와 여유로만 채워집니다.
정자에 쉬고 계신 노인분께 물을 구할 수 있냐고 여쭤보니 맞은편 논바닥을 가리킵니다. "저기 가면, 물 있어." 코 앞의 수도는 쳐다도 안 보시고 한 마디 하시는데 의아합니다. 수돗물은 안 좋다고 손사래를 키시니 논을 가로질러 갑니다. 그랬더니 산 아래 이런 약수터가 있네요.
앞 개울가에는 손가락보다 굵은 버들치가 가득합니다. 어항에 된장 한 숟가락 뭍혀 던져두고 싶어집니만, 갈 길이 멀어서.
대회 준비를 너무 잘 해놨습니다. 잔돌이 가득했던 길이 부드러운 마사토로 잘 다녀져서 신작로 같습니다.
나름 나이 좀 먹었다고 하던 분들이 피아노 님 연세에 놀라 나자빠집니다. 요즘은 60 넘었다고 큰 소리 치면 정말 큰 일 납니다.
하산길도 웅덩이 하나 없이 매끈합니다만, 내일 비가 많이 오면 진흙탕길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강촌역으로 내려와 채송화 님, 호연지기 님. 두 분은 집으로 복귀합니다.
깨길고개 가던 도중에 굿스마일 님도 배터리 용량 부족으로 강촌역으로 되돌아 나가십니다. 전기자전거가 부럽더니, 이게 산악자전거로는 아직 용량이 한참 부족한 모양입니다.
깨낄마을. 지도에는 '깨길'이라고 하지만, '깨낄'이 더 정감있어 보이지 않나요?
조금 힘들게 오르다 보면,
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이름, 모양, 색으로 즐거움을 줍니다.
왜들 멈추시나 했더니, 여기 농장주가 코스모스로 울타리를 예쁘게 가꾸어 놓았네요.
깨길고개 정상. 피아노 님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모두들 감탄하게 합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또 약수터가 팔미리 가는 길 고개넘이에 대비하라고 물을 내어줍니다.
짧아져가는 낮시간이 아쉬울 뿐입니다.
이제는 내리막만?
김유정역 앞에 도착하니 6시가 되었습니다. 예정시간보다 늦지 않아 다행인데, 당초 가려고 했던 식당이 문 닫는 시간과 얼추 비슷해 보입니다. 일행을 잠시 세워두고 혼자 가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영업시간은 11:30~저녁 6:00. 게다가 오늘은 휴무라고 큼지막한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이 동네 쪽으로 오면 가능한 안 먹을려고 하는 음식인데,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그래도 숯불로 조금 담백한 걸로 먹습니다.
퍽퍽한 느낌이 있지만, 매운 고추 한 입 물고 고기 한 점 입에 넣으면 육즙(침도 육신에서 나오니 육즙?)과 함께... ㅋ
느즈막한 시간이니 편안히 앉아서 복귀합니다만, 멀긴 머네요. 집에 도착하니 10시.
앞으로 저녁은 집에서 먹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