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9.20 수리산
토요일 장 보러 가자는 말에 금요일은 와인을 마시고 느긋하게 일어나 하나로마트로 향한다.
작은 놈 학원 가는 길에 내려주고 조금 우회했더니 길도 막히고 여기저기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은근슬쩍 짜증이...
특별한 것도 없으면서 알아서 하면 될건데 꼭 차를 끌고 나오게 하는 것도 못마땅하고, 이런게 싫어서 큰 놈 졸업과 동시에 일찌감치 운전면허 따게 했더니 조금만 길이 익숙치 않으면 나설려고 하질 않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자전거 출퇴근 이후 단점이라면 차 운전하는게 점점 싫어진다는 것.
막히지 않는 길이면 이런 기분이 덜한데 조금씩 막히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주말 중 하루만 비가 뿌려주면 서로 좋은텐데, 요즘 하늘은 구름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이니 내 맘같이 딱딱 도와줄리도 없고, 짜증과 함께 오전은 그렇게 지나간다.
오후엔 할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앞 휠에서 칼 가는 소리가 나는 걸 한번 잡아 볼까 하고 베란다에서 자전거를 만지작 거린다.
패드를 분해해 보니 가루가 잔뜩 끼어 있다.
그리곤 로터를 보니 안쪽과 바깥쪽이 폭 차이가 꽤 난다. 손으로 잡고 휘어도 휘어지는게 느껴질 정도이다.
자로 재어보니 안쪽이랑 대충 0.5mm 안팍의 차이가 있다. 여기서 캘리퍼스 사야한다는 지름신이 강림한다(가뜩이나 노안이 와서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는 것도 귀찮고 벗어도 잘 안 보이는 걸 핑계삼아 캘리퍼스 하나 사 봐야 겠다).
이전에 쓰던 마구라 로터로 교체한다. 싼게 비지떡인가? 아닌데 가격이 싸지고 않았고 나름 소음도 덜 나서 만족했는데 아쉽다.
계속 손 대면 어디가 또 문제를 일으킬까봐 이 정도에서 멈춘다.
요즘은 자가정비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이 가끔 생겨 자전거를 만지는 것도 두렵다.
덥다 덥다하던 여름이 어느새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어 하루만 쉬어도 다음날 아침길이 주저된다.
D코스 마친 후 바로 하산길.
산 입구 약수터 앞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좀 나을까 싶었지만 여전하다.
이건 아무래도 패드 탓인걸로...
안양천을 돌아 오는 길은 잠시 뒷바람이더니 앞바람으로 변하고, 허리가 아프니 잠시잠시 쉬어간다.
이수역 근처에 오니 1시가 조금 넘었는데 집에서 밥 먹기는 미안해서 남성시장에 들러 순대국을 점심을 해결한다.
가격은 요즘 유행하는 순대국 체인점보다 3천원 안팤으로 비싼데 사실 그 맛의 차이는 모르겠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그냥 체인점에서 해결하기로 한게 오늘의 소득이라면 소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