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2016.2.14 덕정역~새목고개~동두천중앙역

LateButNotTooLateToDream 2016. 2. 15. 10:12

금요일 저녁 회사 동기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익산으로 조문을 갔다오니 오후 일정이 "운전"으로 가득찼다.

토요일 힘이 들어 아무 것도 못하고, 아내랑 장 보고 돌아와 양고기 한 점에 와인의 힘을 빌려 잠시 낮잠을 자면서 하루를 보냈다.

일요일 번개 공지글을 봐도 계속 마땅찮더니 오랜만에 우공님 번개에 참석해 본다.

아침 느긋하게 전철에서 졸면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일기예보와 달리 눈발이 비친다.

설마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자전거도로를 따라 가는 내내 눈발이 조금 거세지고 바람도 강하게 부니 체감온도가 엄청나게 떨어진다. 스키 장갑으로도 부족해서 안에 면장갑을 추가로 껴보지만 손끝의 짜릿함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소요산역을 지나면서 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잠시 도로를 타면서 열두개울계곡으로 향한다.





그래도 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열두개울계곡 쪽으로 들어오니 경치가 좋아서 위안이 된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 참으로 험난하다. 막판에 작은 업힐을 몇개를 올라야 한다.


갈월버섯농장, 강씨부자의 청산별미. 

다양한 버섯이 푸짐하게 들어 있다.



전골 먹기 전에 통째로 씹어 먹어라고 주는 인삼으로 호연지기님이랑 잠시 장난도 치고...



버섯전골로 속을 따뜻하게 데워서 나왔지만, 바깥은 여전히 추위가 온 몸을 공격한다. 

이후 일정은 점심 먹으러 힘들게 올라왔던 이 길을 마저 올라가는게 아니라 다시 내려간다.

유식물원 인근 마을길로 살짝 우회하여 덕둔리보건진료소 앞에서 어메이징파크 방면으로 은근한 업힐을 다시 오른다.

잠시 갈월천 건너 농로를 따라가다가 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되돌아 나오기도 한다.




어메이징파크와 예래원 넘어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은 급기야 빙판길이다. 눈이 쌓인 길은 아래에 얼음이 얇게 얼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차선을 밟지 않아도, 얇게 쌓인 눈은 도움이 되지 못해 뒷바퀴가 살짝 살짝 미끄러진다.



예래원으로 넘어가는 새목고개 정상 앞. 미군부대가 있는 구간까지는 염화칼슘이 뿌려져 있어 괜찮더니 이후 얼마 안되는 거리는 무주공산이라 그냥 방치되어 있다. 



새목고개 정상은 눈꽃이 피어 잠시나마 눈이 호사한다.




 


후미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먼저 내려가는 길. 걷는 것보다는 타는게 낫기에 억지로 페달 위에 한 발을 올려놓고 내려가는데 미끌미끌한 구간에서는 자전거를 타는지 얼음판을 미끄러져 내려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계획된 일정과 달리 예례원에서 다 모이니 4시가 넘었다. 이후 일정을 다 생략하고 동두천중앙역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오히려 더 힘들다. 올 겨울 들어 체감하는 제일 추운 날이다.

전철에서도 몸이 녹질 않는다. 집에 와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난 후에야 나른하게 몸이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