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2016.5.1 진위역-삼봉산임도, 묵리임도, 와우정사-안성

LateButNotTooLateToDream 2016. 5. 2. 13:19

진위역이 출발점이다. 여기가 어딘가 했더니 일전에 복귀한 시점이 이 역이다. 종횡무진 다니니 동서남북 길 감각을 잃어버렸다.

학자나무가 가지에 싹이 나기 시작한다. 잘하면 잎이 무성한 계절에도 와 보지 않을까 싶다.


진위천을 따라 동진을 계속하다 남사면 봉무리 방향으로 북동쪽으로 올라 창리저수지에 이른다. 

처인CC를 향해 가다 보면 삼배울로에서 고개를 처음 만나 땀을 좀 뺀다. 


내리막에서 도로로 가지 않고 짧은 삼봉산 임도로 들어간다. 

임도는 연두색 잎이 아직 봄이 남아 있음을 알려줄 뿐 여름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바람도 없어 한여름을 방불케한다. 




영보성당 위에서 임도는 끝나고 도로로 내려온다. 짧지만 왼쪽 맞은편 산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풍광을 제공해주는 곳이다.


잠시 도로를 따라가다 문수산터널 옆으로 목리임도로 오른다. 산림청이 지정한 임도 100선 중 하나라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아까워 일정을 변경하면서 따라 나선 길이다.


순간 강력한 급경사를 한번 만나고 나면 나머지는 무난하다.  


가민이 알려주는 정보는 22% 경사도, 날씨는 29도를 넘어섰다.


애덕고개 삼거리에서 은이성지 방향으로 나아간다. 중간에 망덕고개로 해서 내려가야 와우정사로 간다. 




100선이 달리 정해진게 아닌 모양이다. 꾸불꾸불 이어진 길은 한쪽면은 넓은 시야를 내어주어 달리는 내내 눈까지 즐거움을 선사한다.





묵3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병목골과 만나는 지점에서 직진, 이후 삼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해서 바라리고개로 넘어가면 와우정사와 반대방향이다.


임도를 타고 무작정 내려가면 원점회귀 코스가 된다. 우리는 망덕고개에서 등산로를 따라 해실리로 내려간다.



마을길을 지나 도로를 만나면 조그마한 와우정사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아간다.

와우정사 아래 음식점이 종목이 바뀌어 주차장 앞까지 와서 선택의 여지도 없이 유일한 음식점으로 들어선다.

스무명이 넘는 인원이 벅차면 처음부터 그렇다고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 할 손님은 덥석 받아 놓고는 밑반찬을 많이 먹는다는 둥, 공기밥을 반만 담아 주고는 원래 그렇게밖에 안 준다는 둥 주객이 전도된 두 아낙의 역정에 짜증이 솟아오른다. 혼자였으면 그냥 엎어버리고 나와도 열두번을 더 그랬을 법하다.

나중에는 주인이 미안한지(말은 여전히 곱지 않지만) 고기를 더 주고 해서 서로 많이 누그러졌지만 비추천이다. 여길 다시 올지 모르겠으나, 여기서는 물 한 병도 사 먹지도 말아야 할 성싶다.


입구의 부처 두상만 덩그러니 놓인 곳이 와불인줄 알았더니 꼭대기에 와불이 있다고 하고 그 곳으로 오르는 길은 좌우로 요란하다. 부처도 많고 코끼리며 와탑이며 어지럽다. 사람도 많고 뜨겁고 하는 와중에 점심 때 스트레스때문이지 갑자기 복통이 온다.

해우소 이용하면서 이 곳에서의 내 즐거움을 다 찾은 것 같아 굳이 와불까지 알현하지는 않는다.


이후는 복귀하는 길이다.

와우정사를 나와 곱든고개를 넘어서니 후미에서 펑크 소식이 들린다. 덕분에 휴식이다. 

물을 마시면 다시 배가 살살 아픈게 기분 나쁘다. 이제부턴 물도 마음껏 못 마신다. 

어제 과식 탓인가, 점심 때 급하게 먹은 돼지고기 중 덜 익는 놈이 있어 그런가 가늠이 안선다.



안성으로 내려가는 길. 고이 도로따라 가지는 않는다. 57번 국도 옆 천변을 따라 농로로 움직인다.



고삼호수 우측 낛시터로 잘못 들어가서 다시 돌아 나오고.


그 와중에 서삼초등학교 못미쳐 또 펑크. 휴식 중 가람 님이 사오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참았던 복통이 다시 재발한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10여km라고 하니 안 되겠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서삼초등학교로 달려가 해결하니 한결 몸이 가볍다.


안성남사당 공연장 지붕이 보인다. 


그 옆 안성맞춤랜드 앞을 지나 내방리에서 안성천을 따라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마지막은 맞바람까지 살짝 불어 힘을 뺐지만 자주 펑크 덕분에 자주 쉰 걸 감안해도 나름 일찍 도착했다.


4~5대씩 버스를 나눠 타기로 하고 시간이 뒤인 사람들은 간단히 맥주 마시는 걸로. 나는 강남터미널을 피해서 남부터미널로 바로 출발.


고속도로 진입 전 몇번의 정류장을 거치는 동안 잠시 기절했다가 눈을 뜨니 고속도로가 그렇게 막히지 않는다.

 

용인경전철에 자전거 탑승이 불가능하여 안성까지 돌아서 온 길이다. 대중교통망이 좋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적은 곳은 버스 편이 많지 않아 20명 정도의 인원이 이동할려면 항상 불편하다. 그렇다고 자전거 몇대 보고 횟수를 늘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목리임도만을 두고 차로 이동해서 원점회귀를 해도 좋을 성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