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016. 9. 5. 10:11

오랜만에 돌아온 풍운아 번개.

가평, 춘천, 용문에 살짝 질리고 있어, 처음 가보는 곳이기에 비록 남쪽으로 멀리 내려가지만 좋다.

직산역.  이런 때가 아니면 그런 역이 있나 할 정도로 낯선 역 이름이다.

그래도 서울의 중심에 있는 혜택은 이럴 때  보는 거다. 동서남북 어딜 가도 그냥 그렇게 2시간 정도에서 해결된다.


어제 저녁 도수클립 없는 고글을 껴보기 위해 시험삼아 산 일회용 렌즈를 착용할려니 시간이 더디다.

시간이 촉박해서 사당역으로 못 가고, 이수역에서 전철을 탄다.


요즘 번개가, 특히 MTB 번개가 뜸하다 보니 이번에는 댓글에 30여 명 가까이 참석할 것 같더니 총 인원은 22명이다.

사실 그래도 많다. 10~15명이 적당한 인원으로 보인다. 앞으론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일 것 같으면 그냥 혼자 타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지 싶다.


모처럼 인사를 한다. 원래 풍운아 번짱은 이런 거 잘 안 한다. 너무 많은 인원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저수지 앞에서부터 정글 탐험 시작.


과수원으로 해서 잘 빠져나왔다. 그런데, 물병이 안 보인다. 다시 찾으러 가겠다고 스무명을 세울 수도 없고, 오래된 물병이니 이번 기회에 바꾸자 싶다. 배낭에 물병이 추가로 더 있으니 망정이지 큰 일 날 뻔 했다.


동네 마을길을 따라 저 멀리 보이는 성거산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천흥저수지 계단을 멜바로 오르면 저수지 옆으로 싱글길이 나타난다. 여긴 의외로 뚜벅이족이 꽤 보인다. 자전거가 심히 방해되고 있음을 느끼면서 양해를 잘 구하고 가야지 어떡하나.


천흥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아스팔트 포장이 깨끗하다.  만일사까지 죽자고 올랐더니, 풍운아 님 전화가 온다. 뭐 안 봐도 알지, 알바한거지.  용문산 상원사보다 더한 경사도를 보이는 곳이다. 그래도 주차장까지 찍고 내려가니 기분은 좋다.


임도 초입의 경사도는 갈수록 거칠어 지다가 산 높이의 중간을 훨씬 넘어서서야 완만하게 수그러든다.


이후 완만한 산허리를 돌아가며 내려가 보이는 시야는 거침이 없다. 500여 미터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서편으로 입장의 평야지대이다 보니 전망은 동해안 높은 산들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임도가 끝나고 위례산길과 만나고, 삼거리에서 입장, 북면 납안리 이정표가 보이면 납안리로 내려 선다. 위례산길과 만나는 곳에서 드디어 사고가 났다. 화잇캣님이 봉크.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울 위험한 상태이다.


다운 이후 사담리로 가는 업힐 구간에서 화잇캣 님은 자전거 타는 게 불가능하여 뒤에서 걸어 오는 걸로 한다.  

납안리에서 사담리로 가는 길은 도로에서 잠시 이탈해서 마을길로 빠져야 되는데, 시원하게 다운힐을 즐기다가 다시 

시작된 업힙의 끝에서 다운힐의 쾌감을 즐기겠다고 무작정 내려가면 정말로 고생한다. 한 번 겪었으니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   


사담리 동네 뒷길(농로)은 처음에는 시멘트 포장, 비포장, 아스팔트 포장으로 이어진다. 

북면사무소로 가다보면 장모님 밥상이라는 청국장 전문 식당이 나온다.

마침 산악바이크 몇 대가 여기서 식사를 하고 나간다. 이 사람들이 우리가 왔던 성거산 임도길을 헤집고 갔던 모양이다. 바닥이 푸석푸석하니 일어나 있어 라이딩이 어려웠는데, 이들임이 분명해 보인다.


식사를 다 마칠 즈음에도 화잇캣 님이 도착하지 못하고 사담리 부근에서 길을  못 찾고 식당 주인이 트럭을 이용해서 픽업을 해주신다. 게다가 직산역까지도 데려다 준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오후에 예정된 임도는 생략하고 바로 부수문이고개를 넘어 평택으로 가기로 한다.

여기서 우회전해서 임도를 타고 내려와 갈 예정이었던 임도는 다음 기회로...


부수문이고개는 다행히 완만한 도로 업힐이라 힘들이지 않고 넘고, 내려오는 길이 오히려 길고 헤어핀이 많아 쏘는 재미가 있다.


갈림길에서 휴식 중 도로 옆 포도농장에서 포도를 팔고 있어 구입 후 바로 먹는데 송이가 굵고 당도가 높아 배불리 먹고 나니 물이 쓰일 정도다.


지제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해본 경험이 있어, 평택역까지 가는 길은 마음의 준비를 한다.

평야지대를 동에서 서로 가다 보면 지겹기도 하고 바람의 영향이 많아 체력 소모가 많은 길이다. 이번에는 다행히 맞바람이 방해하지 않아 조금은 나은 편이다. 


오랜만에 나온 번짱이 드디어 무리한 결과가 나온다. 양 다리에 동시에 쥐가 나서 본의아니게 휴식시간을 가지게 된다.

오늘따라 인사사고가 많은 날이지만 크게 외상을 입거나 하는 일 없이 무사히 복귀하니, 임도 하나를 생략한 덕에 귀가 시간이 이르다.


집에 도착해선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흘린 땀이 부르는 맥주를 몇 개 마셨더니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 출근길. 다시 잡은 드롭다 후드는 여전히 어색하다. 로드바이크의 좁은 타이어로 인해 불안한 출퇴근 후, 넓은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주는 안정감이 그립다. 아직은 MTB가 익숙하다. 그리고 산이 좋아, 로드바이크는 여전히 출퇴근 전용으로만 이용될 모양이다. 주말을 이틀 동안 MTB는 탄 후 로드로 100여 km를 달렸다가는 사단이 나지 싶다. 지난 토요일 60여 km 탄 휴유증으로 성거산에서 여유가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둔다. 좀 더 험하게 타다가 휠이 망가질 정도가 되면 로드바이크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오전 라이딩 _ 라이딩 _ Strava.html


Posted by LateButNotTooLateTo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