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피로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금씩 움직여 주는게 회복도 빨리 되니 길을 나선다.
로드바이크로 근교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길을 나름 한 번 그려본 터라 그 그림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양수역까지 전철로 점프하기 위해 느긋하게 움직이다 또 시간을 촉박하게 맞춰서 몸이 바쁘다. 그런데 자전거가 안 나간다. 바람이 세게 부는 것도 아니고, 타이어 펑크도 없다. 오늘은 정말로 회복운동해야 할 모양이다.
양수역에 내려 뒷길로 나와 마을 하나 지나고, 북한강을 왼쪽에 두고 북한강로를 달린다.
문호리에서 서종IC 사이의 도로에 물청소를 한 상태여서 트럭 한 대가 지나가면 흙먼지 가득 머금은 물보라를 지나가게 된다. 아침의 상쾌한 기분을 다 버려놓는다.
벽계천을 따라 가는 길. 화서로. 벽계구곡을 들어갔다 나올까 하는 계획도 있었지만, 연이은 단풍 구경으로 이젠 내키지도 않고, 도로에서 봤을 때도 단풍이 시들해서 그냥 넘어간다.
화서 이항로 생가 앞으로 지나가기 위해 화서1로로 잘 빠져 나오고, 전원마을 조성지를 지나서 노문리로 들어서니 시골길 정취가 난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아래로 해서 다락재로 접어든다. 몇 해 전 화야산 갔다가 길을 잘못 내려와 반대방향에서 올라왔던 길인데, 산과 산 사이 평지를 근거로 마을이 있는 아담한 곳이라 언제고 다시 와야지 했던 길이다.
프린스틴 CC 이후 길은 아직도 머리 속에 잔상이 많이 남아 있어 낯설지 않다.
솔고개에서 설악으로 내려와 우유 한 잔하면서 첫 휴식을 취한다. 모곡에서 다슬기해장국으로 점심을 먹어야지 싶어 점심 때를 조금 넘길 것같다.
샤인데일 골프장만 넘어서면 모곡이 코 앞인데, 그 앞에 널미재가 가로 막고 있다. 왜 여기 고개가 있다는 걸 고민하지 않았을까.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되면서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몇 번이고 쉬었다 갈까, 걸을까 고민을 거듭하면서 겨우 정상을 넘어선다.
일반도로를 벗어나 모곡 뒷편으로 떨어지는 길을 봐둔 터라 다운힐 후 조심히 진입로를 찾아 들어갔더니, 갑자기 또 고개를 하나 넘는다. 지도를 대충 본 댓가를 또 치른다.
그렇지만 고개 넘어 길곡골은 내가 좋아하는 길. 시골 정취 물씬한 길이다.
게다가 모곡초등학교 앞을 지나면서부터는 모곡 앞 길에서 스쳐지나가던 멋진 바위산(노고산)을 온전히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모곡에 오면 항상 먹던 서울식당은 주인이 병원 간다고 안 된다고 하니,옆 강원식당으로들어 간다. 밑반찬은 거의 동일하다. 다슬기해장국 맛이 여기는 조금 칼칼한 맛이어서, 서울식당의 담백한 맛이 아쉽다.
이후 소리산 가는 길은 이미 아는 길이니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긴장감은 없다. 다만 또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이걸 어쩌나.
소리산 소금강 계곡은 이른 봄에 한 번 지니간 터라 가을 길이 궁금했는데, 때가 조금 늦은 듯하다.
비솔고개 넘는 길에서 또 한 번의 지옥을 맛보고, 전의 상실. 최대거리로 복귀하자 싶다.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해야 되는데, 내리막에서 회복되면 금새 마음이 변한다. 언제 또 오랴 싶어 향소리에서 직진하지 않고 망능리로 꺽어 들어간다. 여기는 언제 공사를 마칠런지, 정말 해도 너무한다. 아직도 고갯길은 비포장 그대로이고, 내려서서는 군데군데 새로 파헤쳐 놓았다.
조현리에서 유명산터널을 넘어 상원계곡을 가볼까 하던 당초 계획은 접기로 한다. 전철 복귀시간을 고려해서라고 변명을 심어주고 곧장 용문역을 향해 달린다. 그래도 기본적인 거리는 있어서 3:30을 겨우 맟춘다. 서빙고역에 내릴 때는 5시가 조금 넘을 시간이다.
어제의 단풍 나들이가 없었다면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을 길이다. 북한강길과 널미재만 조금 더 한적한 도로를 찾을 수 있다면, 로드바이크로 하루거리로는 적당한 거리와 재미를 늬낄 수 있을 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추워지기전에 조만간 완성된 루트를 만들어 봐,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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