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달여가 지나가니 몸이 무겁다. 연말에 확인한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도 이를 거짓없이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술을 많이 마셨다는 건 핑계가 대질 않는다.
그래서 온도는 일달 무시하고 바람만 잦아들면 나가기로 마음을 다진다.
토요일 아침 거실에서 보이는 풍경은 햇살이 따사롭고 하늘엔 구름 한점 없는게 나갈까 말까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 가게 되는 팔당대교 돌아오기.
출퇴근하면서 완벽하게 바람을 차단하는 복장을 갖추고 다니는게 익숙해져서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발가락 부분이 얼기 시작해도 그려려니 하게 된다.
중간에 행동식으로 가져간 호밀바의 단맛에 입맛을 잃어 점심을 먹지 않고 그냥 돌아오니 중간에 힘이 급격히 빠진다.
잠수교 지나 편의점에 들러 작은 우유 두팩으로 허기를 달래고 집에 돌아오니 겨우내 무거웠던 몸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다.
물론 왕복하는 중에 평속은 현저히 떨어졌지만, 지구력은 그나마 크게 떨어지지 않은 걸 위안삼는다.
저녁 무렵 바깥에 나갔던 아내가 회를 먹고 싶다고 하여 결국 또 술을 마시니, 일주일에 하루를 쉬었나 싶다.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7시다. 해가 늦게 뜨니 주말에는 자연스럽게 늦잠을 자게 된다.
전날 아내와 약속한 현충원 약수를 받아오기 위해 차에 시동을 켰더니 걱정과 달리 바로 시동이 켜진다.
늦잠을 자서 약수터에 사람이 많이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어둡고 추운 탓인지 한명만 약수를 받고 있다.
겨울 가뭄에 수량이 줄어들어 30분 가까이 받아서 6병을 채웠다.
아침을 먹고 앉아 있자니 눈은 거실 밖의 경치로 눈이 가는데 일기예보와 달리 주차장 앞 나무가지 흔들림이 심삼찮다.
경험상 집 앞 나무가 흔들리면 한강은 3,4m/s급의 바람이 분다.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보니 점심까지 먹게 된다.
원래는 행주산성 원조국수 맛을 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라면을 먹었더니 입맛이 개운하지 않다.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집을 나서니 바람이 거세다.
동작대교 아래 반포천 자전거도로에서 바람 세기가 측정이 된다. 평속 20km/h를 유지하기 어려운 바람이다.
한강과 접하니 앞에 가는 로드바이크 속도가 애매하다.
살짝 추월했더니 조금 뒤 바로 추월한다.
그렇게 여의도까지 서너번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니 평속을 생각과 달리 올라갔는데 이젠 체력이 문제다.
안양천 합수부에서 당초 계획을 접고 안양천으로 꺽으니 뒤바람이 몸을 가볍게 해준다.
이대로 과천으로 갈까 하다가 도림천으로 꺽어서 서울대 입구까지 가보기로 한다.
몇번 지나다닌 길이지만 남부순환로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왔기때문에 서울대입구까지 도로상태를 볼 겸해서다.
서울대 입구까지 차도를 달려도 무난할 정도로 교통량은 적고 서울대입구역쪽으로 오르막을 조금 올랐다가 이후 내리막으로 떨어지니 이 길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까치고개를 넘고, 총신대로 해서 집으로 오르니 총신대 마지막 업힐에서 근력이 겨우내 많이 빠진 걸 알게된다.
2시간 정도 짧게 타고 왔더니 조금 허전하기는 하지만, 맞바람을 생각하면 중간에 경로를 수정한게 잘한듯 하고, 안 나간 것보다 나으니 기분이 한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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