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015. 8. 3. 11:06

더운 날씨탓에 최근 몇주간 주말번개는 죄다 계곡물놀이를 겸하고 있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타는 분위기도 아니긴 하지만, 젖은 옷을 입고 달린 덕분에 땀띠로 고생한 경험이 선뜻 마음을 내키게 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홀로 라이딩의 즐거움을 가져본다.

주변 신경쓰지 않고 능력껏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숨 가쁜 가운데 지난 주말 쌓인 잡념도 날려버리는 귀중한 시간이다.


동작대교 아래로 내려와 해양구조대 건물을 보니 깃발이 오른쪽으로 너풀거린다. 뭐 고민할거 있나, 그럼 오른쪽으로 틀어야지. 뒷바람이라고는 하지만 비스듬히 불어 주니 상쾌하다. 

양재천에선 바람의 방향이 살짝 정면을 향하지만 그런대로 달린만 한데, 한번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제대로 된 비로 바뀔가봐 불안하다.

과천으로 들어서서 다리 밑에서 잠시 쉬면서 보아하니 비는 오지 않겠다. 

관양동청동기유적지을 가로지르면 업다운 상태를 점검하니 몸은 가볍다. 학의천은 언제부터인지 공사가 있어 자전거도로 주행이 불가능하다. 도로 옆 인도, 산책로를 따라 가다 안양천 합류지점에서 자전거도로로 들어 간다.

안양대교 아래에서 경인교대로 올라 가니 교대 초입부터 만원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고 차들은 진입을 못하고 있다. 계곡의 물이 많지는 않지만 텐트, 돗자리가 빼곡히 깔려 있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서인지 계곡 옆을 지나도 시원한 맛은 없다. 

시계를 보니 12시 10분 전쯤. 12:30까지만 철탑에 도착하면 30분대 진입하니 한번 해보자 싶다. 초반에 과욕을 부리다 후반부에 퍼질걸 고려해서 천천히 움직이자고 했는데 생활자전거 한대를 제치고 올라가다보니 삼막사 밑에서 바로 따라 붙는다. 무정차 철탑이 목표니 굳이 따라가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오른다. 날씨탓에 계곡은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등산객은 눈에 띄게 줄어서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철탑에 오르니 하늘이 한결 맑아지면서 해가 보이니 높은 습도에 온도까지 더하여 그냥 서있기가 싫다. 서둘러 항상 자리잡는 나무 그늘 아래로 피신하니, 라이더들이 한둘 계속 올라 온다.

엄청 덥지 않냐고 한분이 말을 건다. 마침 얼린 복숭아컵을 입에 털어 넣고 있던 중이라 말은 못하고 눈빛과 목례로 동의한다. 다른 사람들도 쉴 그늘을 줘야겠기에 일어서기는 했는데 몸이 축축하니 무겁다.

등산객이 거의 없다시피하니 내리막에 속도를 좀 내어 본다. 


안양천으로 돌아와 여의도로 향하는데 바람이 뒷바람이어서 달리기 좋다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 허리가 아프더니 도저치 한강까지 가질 못하겠다. 몇번을 쉬어가며 동작대교로 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4시간을 달렸다.

뒷바람 덕분에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 있기는 한데, 몸이 너무 지친다.    


Posted by LateButNotTooLateTo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