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고역에 들어오는 전철 머리에 '책 읽는 파주'라는 광고지가 붙어 있더니 객차 안이 도서관이다. 문산에서 용문까지 갈 일 있으면 심심하지 않고 좋겠다.
오랜만에 낯선 이들이 많이 참석하니, 평소 하지 않던 닉네임 소개 시간도 가진다.
양평교를 건너 송학마을을 우회하다 만나는 도로, 첫 업힐.
용담천을 따라.
자전거길에 군락을 이루지 않고 햇살 잘 드는 강둑의 매화는 활짝 핀 꽃이 내뿜는 향기가 좋다.
원적산을 가기 위해 주록리로 넘어가는 언덕길.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이 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고개로 올라서면 도로와 만나고, 우리는 다음 전철로 합류하는 호연지기님을 위해 쉬엄쉬엄. 간식거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면 잽싸게 달려가서 뭐든지 먹어둬야 살아(?) 남는다.
원적산 입구 주록리에서 호연지기님이 기다리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난감하다. 통화 끝에 결론은 산수유마을에서 합류하는 걸로.
원적산 오르는 길이 낯설다. 불과 몇달 전 눈과 얼음으로 온 몸을 긴장하게 했던 길이 속살을 드러내니 급한 경사가 눈에 들어오면서 또다른 힘겨움으로 다가온다.
삼거리에서는 일단 휴식 겸 후미 대기. 놀면 뭐하나 사진이나 남겨야지. 사무실에 뒹굴던 카메라를 시험해 보는 길이다. 흐린 날씨엔 휴대폰은 영 화질이 안좋아 시험 삼아 들고 나선 건데 결론은 벩.
휴대폰 모니터랑 느낌이 다르니 거리감도 그렇고, 저장속도가 너무 느려 도저히 여러 명의 이동 사진을 건질 수가 없다.
완전히 바닥에서 바라는 각도에서 그나마도 좀 괜찮은 사진이 나오는데,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야 인물이 제대로 들어오니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을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카메라 끈이 짧은데 매번 풀기도 귀찮아서 이상한 자세 많이 나온다. 뭐 덕분에 조금은 편하기도 하고...
황금빛 낙엽이 겨우내 눈 속에서도 잘 남아 있어 늦가을 산 속을 다니는 착각이 들 지경이다.
임도를 3/4정도 돌아서 등산로로 빠져야 산수유마을로 갈 수 있다.
영원사 옆으로 다시 임도를 올라가야 산수유마을 위쪽으로 떨어진다. 아래에 사람들이 많다는 정보에 한적한 위쪽에서 기념 사진.
산수유 축제기간이다 보니 주차장은 죄다 만차상태여서 차량 이동 속도보다 자전거가 빠르다.
백사면으로 내려와 지난 겨울 우연히 들렀다가 괜찮은 음식에 이번에도 국물이 찰랑찰랑하는 두루치기로 점심을 배불리 먹는다.
이제 용문을 가야 하는 길. 원적산처럼 무지막지한 업힐이 없는 대신 거리가 좀 되다 보니 시간을 재촉하면서 나서는 길.
그 길에 뜻하지 않게 가시나무를 벌초해서 둑방길에 내버려 둔 덕분에 본의아니게 멜바를 해야 한다.
가시나무임에도 펑크 없이 잘 나왔다 싶었는데 한 분이 긴급신호.
열심히 교체하면서, 그냥 있기는 뭐하니 단체사진도 한번 찍어 보고.
너른 들판을 따라 차도를 피해 농로를 따라 가는 길은 도로보다 덜 지겹다.
이포보 못미쳐 이포대교를 건너 당남리로 들어간다. 이포보를 건너면 풍운아 번짱이 아니지.
노아복지원 앞까지 이르는 마을길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복지원 아래 들판으로 내리막길이라는 보상이 있으니 즐겁다. 하지만 곧 수곡서원으로 가는 길이 꽤 길게 이어진다. 수곡리로 들어서면 마을 끝 산자락 아래에 수곡서원이 보인다.
마지막 휴식장소. 이제 남은 보따리를 다 풀어서 먹고 마시면서 앞으로 펼쳐질 언덕에 대비한다.
수속서원 위로 난 길을 열심히 오르면 만나는 내리막이, 그리고 그 앞에 고길고개가 뱀이 기어가듯 산을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고길고개에서 다시 제법 긴 내리막 끝에 화전삼거리를 살짝 올라서면 다시 화전리로 길게 내리막이 이어진다.
올라왔으면 내려가고, 내려갔으면 올라 와야 하는 법.
용문역으로 가는 마지막 오르막길이다. 제법 긴 내리막에서 뇌가 선물한 아드레날린 덕분인지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른다.
용문역에 도착하니 많은 일행에도 불구하고 5시가 아직이다. 공식 모임을 종료하고 치맥파는 역 앞으로, 복귀조는 역으로.
전철이 서울로 향함에 따라 바깥 풍경은 비가 내린 흔적이 역력하다. 꽤나 왔던 모양인지 도로는 여전히 젖어있고 물웅덩이도 제법 보인다.
피곤하기도 해서 집으로 가는 길은 어떨게 잡을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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