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016. 8. 22. 17:50


작년부터 계획했던 물놀이 하면서 속초 가기 프로젝트. 

호연지기 님 빠진 team four가 움직입니다.


인제 버스터미널로 점프해서 아침을 먹고 시작합니다.

하늘에 엷게 풀린 구름은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어 자전거 타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해밀 님은 쨍한 하늘을 원하기 때문에 조금 섭섭할 수도 있지만, 그늘 없는 도로를 달려야 하는 라이더 기준으로는 너무나 좋은 날씨입니다.


 

첫 물놀이 지점. 출발점에서 너무 가까워. 자전거 타고 10여km 올라 오니 나오는 곳이라 조금 아쉽네요. 땀 좀 흘리고 입수해야되는데...



 
다시 출발한 길. 백두대간의 진경이 조금씩 속살을 드러냅니다만,아직은 아닙니다.


 

만해마을에서 들러, 잠시 포토타임을 가지고






만해마을 이후 이어지는 황태마을. 덕장에서는 황태 익는 냄새가 솔솔 흘러나옵니다. 술 익는 냄새마냥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이 위를 자극합니다.

황태마을 끝자락에 있는 소풍이라는 음식점입니다. 점심은 먹고 가기로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미시령 공략이 시작됩니다만, 구름이 오전보다 줄어들어 한낮의 열기는 끔직합니다. 게다가 국도 갓길 상태도 영 아니올시다.  



쌩쌩 달리는 차가 잠시 줄어들고, 가끔씩 멋진 경치가 눈에 들어오면서 그래도 한결 숨통이 트입니다.
 


미시령 옛길 시작되기 전, 다리 아래로 좋은 계곡이 보입니다. 여기서 한번 더 물놀이를 합니다. 잠시나마 너무 뜨거웠던 열기도 좀 식히고, 급할 것도 없으니 여유 만만입니다.


이번에는 패드 적시기 싫어 꼼수를 부려봅니다. 흐르는 계곡물에 무릅까지만 적셔도 온 몸에서 열기가 빠져나갑니다. 


자전거 탄다 하는 사람들은 몇 번씩 와 본 곳이라는 미시령. 

저는 처음입니다. 남들 다 하면, 난 안 한다. 네,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국도에서 차량과 씨름할 때는 두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이고 그나마 인제에서부터 시작한 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시령 옛길에서 태백산맥 줄기를 넘어가면서 보는 광경은 모든 곳이 진경산수화입니다. 처음 입구에서 온 정상까지 3km 이정표는 뭐 이리 멀어 하는 마음밖에 없었지만,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니 정신이 없습니다. 어느새 정상에 도착하니 구름 속에 갇힌 발 아래는 하얀 도화지일뿐이지만, 살짝 살짝 보여주는 장면은 장엄하기 그지 없습니다.

인증샷은 찍어야죠. 이젠 완연히 구름에 갖혀 몇십 미터 앞도 전혀 보이질 않아 미시령 비석이 없다면 여기가 어딘지 모를 일입니다.



 

구름 속을 뚫고 한참을 내려오니 이제 다시 밝은 하늘 아래 멀리 속초 시내와 바다가 눈에 들어 옵니다. 




오늘 구름이 제대로 많기는 한 모양입니다. 울산바위도 전체가 다 구름 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불을 걷어차주면 좋겠는데 푸근한 구름이 좋은지 울산바위는 꿈적을 안합니다.



속초 시내를 통과해 속초해수욕장으로 나옵니다. 아마 바다를 다니는 자전거가 있다면 사람들은 울릉도, 독도까지 자전거로 갈겁니다. 더 이상 동진이 불가능하니 이젠 여정을 마칩니다.  





물회 먹고도 시간이 남아 그 옆 카페에서 디저트 먹으면서 옷도 갈아입고 복귀를 준비합니다.

양양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토요일임에도 휴가철이라 그런지 연착을 합니다. 그리고 고속도로도 혼잡하니 경춘선으로 우회를 합니다. 그나마 도착예정시간이 23:30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드는게 다행입니다.  

경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 인제~속초에서와 달리 이 곳은 열대야의 거친 호흡이 내뱉어 놓은 열기로 온 몸이 축축하고 뜨거워집니다. 


내일 집에서 쉬다가 느즈막히 우면산 싱글에서 몸을 말랑하게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접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짧은 계곡 피서 공지 글에 댓글을 답니다. 살기 위해서...

Posted by LateButNotTooLateTo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