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016. 8. 8. 10:16

주말 이틀 연속으로 탄다는 게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몇 배로 힘들다. 그래서 어제의 70km 정도의 길보다는 짧고 아는 길이기에 쉽게 갈 수 있을 거라 여기고 풍운아 님 번개 공지에 댓글을 달았다.


대개의 경우 동두천중앙역에서 출발하는데, 이번에는 덕정역이다.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천보터널을 지나지 않을까 싶다.


언제부턴가 소요산 방향으로 가는 길이 시간이 맞으면 제기역까지 자전거로 간다. 7호선으로 1호선으로 갈아타는게 번거롭고 전철에서 앉아 가는 꾀도 부리는 방법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얼마나 더운지 아침 공기도 텁텁하니 콧구멍이 답답하다.  날씨도 그렇고 어제의 피로가 남아 있음에도 뒷바람이 불었는지 속도도 꽤나 잘 나오고, 가볍게 달리는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다.


전철 안은 추울 정도로 시원하니 이 맛에 땀을 흘리면서도 이렇게 달리지 싶다. 오늘의 일행 3명과 전철에서 조우하고  들려오는 소식은 번짱이 다음 차로 온단다. 어제부터 번짱들이 지각이다. 더위 탓인가...


덕정역에서 나와 회안천으로 접근한다. 풍운아 님의 길찾기 요령 중 하다. 양주제일요양원 방향으로 가서는 비포장길이 나온다 싶더니 군부대를 지나가면서 몸도 풀리기 전에 땀을 쏟아 낸다.


비에 패인 마사토 흙길은 상태도 그렇거니와 경사도 엄청나다.


칠봉산 낚시터로 나와 도로를 만난다. 천보터널 아래 옆으로 난 임도로 들어서니 여기 상태는 더 하다. 또 처음부터 끌바가 시작된다.


터널 위 장림고개로 올라와서는 어디로 진행할지 잠시 말이 오간다. 마침 여기 MTB 코스를 직접 만드셨다는 분이 설명을 하면서 땡볕에서 업힐하느니 그늘 속에서 끌바가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잠시 머뭇거리게 만드는 등산로 나무 계단은 그렇게 길지 않고, 능선에서는 내 수준으로도 끌바가 거의 없다. 요즘은 사진도 애써 안 찍고 하다 보니 멈춤 없이 싱글길을 즐겨본다. 왕방산대회 초급코스와 만나는 곳은 아래에서 쳐다보는 것과 달리 이곳이 그곳인가 싶게 길이 끝난다. 돌이켜보건데 제일 재미있던 구간이 아닌가 싶다.


해룡산 코스는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다. 무더위에 간간히 나타나는 그늘은 바람도 입추 영향인지 시원하고 좋으나, 햇살은 여전히 날카롭다. 마실 물은 간당간당 해지고 얼굴에 느껴지는 열기는 갈수록 뜨겁다.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먹는 김밥은 억지로 씹을 뿐 그 맛을 느끼지 못하겠다.


얼굴을 축일 정도의 물만 구경하다 눈에 띄는 빨간 바가지. 자전거를 버리다시피 세워 놓고 바가지를 잡았지만 막상 물을 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물웅덩이. 그마저도 잠시 시원하게 한 잔하고 나니 그 청량감에 정신이 번쩍 든다.


해룡산 코스가 끝나고 도로로 내려와 포장마차에서 물을 마시고 그 옆 수돗가에서 바가지로 머리에 물을 끼얹는다. 덥다는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니 그냥 뒤집어쓴다.  몇번을 그러고 나니 겨우 정신이 든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나 했더니, 왕방산 코스를 마저 탄단다.


아주 천천히 힘 빼지 말고 가자 싶다. 그래도 이 길은 해룡산보다 나은게 중간쯤에 약수터가 보인다. 이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곳이 보이는 신기한 현상이 생긴다. 마시는 건 둘째고 졸졸 흐르는 물이 아쉽지만 머리를 쳐박도 한참을 있으니 세상에 더 이상의 욕심이 없다. 


예래원이 보인지 한참 후에야 겨우 정자에 도착한다. 이에 길이 마무리되나 싶다.


예래원 싱글코스를 지나쳐 아래의 임도(옛 대회코스였단다)로 들어가니 싱글코스와 만난다. 이 길을 끝으로 도로로 내려와 왕방계곡으로 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물놀이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동두천중앙역으로 곧장 내려온다.

시간을 확인하니 4시반 정도되었다.




역앞 옛날통닭으로 들어가니 차림표 가격이 놀랍다.  원래 2만원 예정이었던 경비는 1만원으로 줄었는데 한 사람 당 1마리 분량을 먹고 마시고 하고는 복귀한다.


소맥이 과했던지 집에 도착하니 취기가 확 들어온다.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만 열대야에 잠을 몇번 설치고 나니 잠을 잠건지, 만건지 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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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teButNotTooLateTo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