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 님의 누들 로드 3탄.
갑시다. 어디든지. 더워서 어찌 할 수가 없는데 무조건 움직이는게 낫죠.
가평에서 출발하고, 일기예보는 주말 내 열대야도 보이고 해서 1박 캠핑을 같이 준비한다. 휴가철이라 휴양림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고, 자라섬은 그늘이 없는 곳이다 보니 다행히(?) 자리가 넘친다. 한 자리 예약하고 자동차로 가는 길. 역시나 나서자마자 후회다. 여름 휴가의 절정기이니 교통량이 좀 줄지 않았을까 기대했지만, 더 막힌다. 결국 일행과 합류하지 못하고 나중에 추격하기로 한다. 30여 분 이상 늦게 가평역에 도착해서 라이딩에 나서는 길은 덥다.
중간에 머긴소 님 일행과 만나고, 우리 일행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니 북면 사무소 소재지 앞 강가에 자전거가 보여 속도를 늦추니 한 분이 서 계시다가 일행임을 확인해 준다. 더운 몸을 강물에서 잠시 식히고 나서는 길은 바람에 물이 마르면서 한결 시원하다.
중국음식점에서 아침까지 겸해서 배를 가득 채우고 홍적고개를 향한다. 화악산으로 가는 길에서 갈라져 우측으로 가다가 다리 아래에서 다시 물놀이를 하기로 한다. 패드가 젖어서 쓸리는게 걸려 다리만 적시면서 한층 더 달궈진 공기 속에서 조금의 시원함이라도 찾기 위해 그늘로도 가보고 아이스크림도 먹어 본다.
홍적고개는 화악산에 비하면 몸풀이 정도에 불과하다. 오른쪽 왼쪽 몇 번의 구불거림이 이어지다 보면 하늘이 눈 아래에도 펼쳐진다. 몽가북 입구, 정확히는 서상리 임도 표지판 앞으로 들어가서 그늘에 몸을 던진다. 편의점 표 냉 커피로 더위를 달래면서 일행들이 다 올라오기를 기다린다.
마쟁이길과 갈라지는 첫 갈림길에서 다시 휴식. 옷은 물에 빠진거나 땀에 젖은거나 차이가 없다. 옷을 짜면 물에 적신 것마냥 주르륵 흘러내리는 땀이 물보다 많다. 촛대봉 아래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이전보다 힘겹다. 더위보다 더한 적은 없는 듯하다. 그나마 산의 동쪽 기슭을 따라 움직이는 임도이다 보니 햇살을 피해다닌다는게 위안인데, 그렇게 큰 위안은 되어 주지 못한다.
임도는 5km 남짓 남겨둔 곳에서 이전에도 쉬었던 계곡을 찾아 들어간다. 그때보다 숲이 짙어져서 처음에는 몰라보고 지나칠 뻔했다. 계곡으로 들어서는 길도 이전과 달라 잠시 그만 둘까했지만 풀숲을 몇번 발로 제치고 들어가니 온도차가 확 난다. 계곡물은 발을 담그고 있자니 얼음 속에 들어간 듯 오래 버티질 못하고 이내 바위 위로 올라가야 한다. 지친 심신을 그렇게 달래고 있자니 선뜻 나서지지 않아 얼마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임도 끝부분에서 다시 한번 물놀이 장소로 들어가는데, 여기는 위쪽과 달리 온전히 몸 전체를 뉘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곳이지만, 저녁에 캠핑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물 속에 들어가기가 그렇다. 작년인가 젖은 패드로 라이딩을 하고 버스 좌석에 오래 앉아 있었더니 땀띠가 난 기억이 있어 라이딩 후반부에 가면 물 속에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일행들은 여기서 더 놀다가 신매대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서 막국수를 먹고 춘천으로 돌아와서 복귀할 계획이지만, 나는 가평으로 가야해서 아쉽지만 헤어진다.
가평역에 도착 후 차에 자전거를 싣고 하나로마트로 가는 길에, 큰 마트가 하나 보이지만 농협이 더 싸지 않을까 하고 복잡한 시내를 조금 더 들어간다. 결론은 낱개 포장이 없어 실제 단가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캠핑장으로 들어가니 해가 가려서 뜨겁지는 않다. 먹는게 우선이니 일단 고기부터 구워 먹고 텐트는 나중이다. 아침에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 텐트가 작은 관계로 상황에 따라서는 아침을 굶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비는 안 오고 구름을 해를 가려서 밤보다 시원해서 늦잠을 잘 수 있다.
다만, 전날 주변의 코 고는 소리에 늦은 시간 술 마시고 안 옥타브 높아진 여자의 웃음소리 등등 잠을 깨우는 상황이 자꾸 발생하다 보니 잠을 깊이 자지 못해 몸이 너무 무겁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에 온 몸이 끈적거려 새벽녘에 일어나 샤워를 다시 하고 누워서야 조금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자전거를 꺼내보니 어제 복귀길에 펑크난 뒤 타이어가 또 주저앉아 있다. 펑크 위치도 찾을 수 없어 오늘의 라이딩은 포기다. 라이딩하고 늦게 출발하면 언제 도착할 지도 알 수 없는 교통량을 감안해 일찌감치 복귀한다.
http://cafe.naver.com/bikecity/1976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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