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조금 무리한 듯한 자전거여행에 불구하고 동문 산행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나선다.
느긋하게 모여서 간단히 산책하는 느낌의 산행이라는 것도 있지만, 두 달을 건너뛰다 보니 이번에 안 나가면 서너 달 못 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게다가 집에 있어봐야 와인을 마시거나 PDA 붙들고 침대 위를 뒹굴게 뻔하니 몸도 풀겸해서 나서는 길이다.
잠실역에 나오니 총6명이다. 꼬맹이 하나 더 붙었으니 7명이 하남 방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광암정수장 앞에 내리니 둘레길 이정표가 버스 정류장에 있다. 평지길을 걸으면서 약간의 워밍업, 그런거 없다.
그냥 오른다. 몸이 안 풀렸지만 부드러운 흙길을 천천히 오르니 얼마 안가서 능선에 오른다.
버스로 올 때 오른편에 길 방향대로 길게 늘어서 있던 산이다.
이정표 상 왼쪽이 이성산성, 오른쪽이 남한산성으로 되어 있으니 거여동으로 내려와야 되는 우리는 능선의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자전거로 고골을 두번 정도, 이성산성은 한번 와 본 곳이라고 전혀 낯설지는 않다.
능선 아래 왼쪽 고골은 자전거로 지날 때 느낀 그대로 위에서 봐도 산 속에 아늑하기 자리잡아 편한해 보인다.
능선을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니 곧 금암산 정상이다.
322m의 야트막한 산임에도 불구하고,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하남은 어느 산이나 올라서 보면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이는게 신기하다. 금암산 정상은 산세가 험하지 않다보니 오히려 나무에 가려서 조망이 아쉽지만, 좌우로 고골쪽과 멀리 잠실이 보인다.
막내가 데려온 아들 덕분에 편안하게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하산에 나선다.
하산길도 능선이라서 하산의 느낌은 없다. 능선을 조금 더 타다가 골프장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거여동이고, 계속 진행하면 남한산성으로 이어진다.
조금 더 내려오니 골프장이 보이면서 이전에 거여동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를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겨울 눈 덮인 길이라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길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알고 있으니 익숙하다는 착각이 든다.
산세가 그렇게 험하지 않아 자전거 타기 좋겠다 했더니 중간에 자전거 일행을 만나기도 하는데 등산객이 많아서 평일이라면 모를까 자전거로 내려가기에는 서로 불편해 보인다.
성불사로 내려오니 등산객 중 공양을 하는 분들이 어떻게 여자분들만 마당에 한가득이다. 선배 중에 한분이 가까이 다가가니 같이 공양하고 가라고 반갑게 붙든다.
우리는 근처에 예약한 오리백숙과 옻닭백숙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오랜만에 2차 없이 바로 해산한다.
2차 없이 바로 돌아오니 아내는 의아해 하지만, 피곤한 몸이 어디 더 들어갈 여유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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