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에 화야산 임도를 찾아 갔다가 길을 잘못들어 초입에서 바로 탈출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제대로 가보자 하고 지도를 열심히 쬐려보고 간이지도로 직접 그리고 헤맬만한 곳은 지도를 출력하기도 하면서 여러날을 공들였다.
결론은 다시 또 중간에서 탈출했다.
일주일 동안 매일 술이 들어갔더니 몸이 많이 무겁지만 주말에 땀을 빼주지 않으면 언제 이 알콜 기운을 제거할 수 있겠나싶어 나선 길이다.
집 앞 김밥집은 이른 아침에도 줄을 섰다. 옥수역까지 시간을 맞춰서 나선 길인데 김밥집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건지 몸이 무거워서인지 8:17 차를 타기 어려워 보인다.
옥수역까지 가면 차를 놓칠 것 같아 처음이지만 한남역으로 빠진다. 급하게 움직이니 한남역 전광판에 진입중이라는 표시가 있다. 헐레벌떡 계단을 뛰어 올라 플랫폼에 도착하니 전철도 앞머리가 보인다.
거친 숨이 가라앉기도 전에 정말 아슬아슬하게 타면서 이게 좋은 징조인가 싶다.
양수역에 내려서 북한강로를 따라 약간은 억지스러운 자전거길을 따라 가다가 서종면사무소에서 강변으로 난 자전거길을 을 달렸다. 길지 않은 자전거길이 끝나고 나니 그냥 도로에서 잠시 차량 눈치를 봐야된다.
벽계구곡으로 우회전하니 차량도 적어지고 특히 구곡을 따라 오르는 길에서 드문드문 피서객이 보이는데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너무 말라 조금 안스러워보인다.
계곡 끝까지 올랐다가 다시 나와 화서로를 따라가다보니 어렵지 않게 엘림농원 이정표와 만난다.
임도 초입이 대개 가팔라서 힘을 빼는데 이 곳은 아주 완만하다. 중간중간 알바벳으로 구간을 끊고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있어 좋기는 한데 임도에 풀이 너무 자라서 달리기는 그렇게 좋지 않다. 특히나 가시가 있는 풀이 있어 다리에 스치면서 생채기를 낸다. 얼마나 사람이 안다니는 길인지 고라니가 자전거에 놀라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뛰어 들어가면서 나까지 놀라기도 하고 다음에도 너구린지 뭔지가 또 임도를 가로질러가면서 계속 놀래킨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급경사 업힐을 한번 하고 다시 내려오니 정신이 몽롱하다. 산속이라 전화가 제대로 안 잡히는지 지도앱을 켜도 그림이 나오질 않아 감을 못 잡으니 답답하다.
사람이 덜 다녀서인지 산딸기를 군데군데 참 많이도 눈에 띈다.
덜 익으면 떫은 맛만 있어서 그냥 가려다 잠시 쉴겸해서 햇살이 잘드는 곳에 있는 놈을 몇개 먹어보니 단맛이 제대로 들어 부근에 있는 딸기를 전부 따 먹었다.
간벌한 곳도 나오고 길이 점점 좋아지면서 이제는 탈만 하다 했는데 삼거리를 만나면서 화야산장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내려와 버렸다. 마음 한편에는 임도가 슬슬 지겨워지기도 하고 다시 업힐을 하자니 힘들어서 못하겠다.
어차피 크리스털 생수공장에서 다시 거슬러 와야되는 길이려니 하고는 내려온다.
나중에 어디로 빠져나왔는지는 알고 가자 싶어 사진을 몇장 찍었다.
본각사 들어가는 길 앞에서 이정표가 여럿 있어 찍기는 했는데 성경통독원은 지나오는 길에 보니 이국적인 모습이어서 눈에 낯설다.
그렇게 막 내려오니 다락재로라는 이정표가 있다. 원래는 유명산로를 따라 오르고 다락재로로 빠져서 지나가야 할 길을 한참을 건너뛴 것이다.
다락재로를 따라 배치고개를 올라서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리다 프리스틴밸리GC에서 청평방향으로 갔어야 하는 걸 골프장을 가로질러서 아난티클럽으로 나와버렸다.
이 길은 작년에 길을 헤매면서 지나간 곳이다.
달리면서 유명산으로 오를 것인지 어비계곡으로 갈 것인지 고민하다가 더운데 어비계곡으로 가자 싶어 유면산자연휴양림으로 빠져나갔다.
어비계곡은 양방향에서 한번씩 지나봤던 길이라 낯설지도 않지만, 계곡 옆이라서 온도가 확연히 낮다.
숫고개도 한번 올라봤다고 작정하고 오르니 처음처럼 힘들지는 않다.
설매재를 내려와 양평으로 갈까 하다 시간이 3시가 다 되어 가길래 그냥 아신역으로 달렸다.
3;17 차를 타니 역시나 자전거가 꽤나 적재되어 있다.
1시간여를 전철에서 휴식과 피서를 겸하다 옥수역에 내리니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칭칭 감싸는 기분이다.
자전거도로에서 달리니 그나마 더위가 조금은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화야산은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지 갈데마다 길을 잃고 헤매니 이젠 그만 갈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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